우리나라에서는 몇 해 전부터 아빠도 분만실에 함께 들어가 출산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다. 아빠가 분만 후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신생아를 대면하면 신생아와의 애착 관계 형성이 강해진다는 연구결과들이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한 분만을 관찰한 아빠가 분만을 관찰하지 못한 아빠보다 더 많은 사회적 애착행위를 나타낸다는 것도 지속적으로 보고되었다. 더구나 출산과정에 참여한 아빠들은 그렇지 않은 아빠에 비해 아빠로서의 자신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하니 “분만실을 들어갈까? 말까?”를 고민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배우자 또한 남편의 분만 지지를 받는 경우 정서적 일체감을 경험하고, 효율적인 분만을 하게 되어 제왕절개, 겸자분만 그리고 경막하 마취를 하는 비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 분만실 참여에 대한 예고
분만실에 들어갈 거라고 배우자에게도, 그리고 뱃속의 아기에게도 예고해주자. 출산은 배우자와 아기에도 처음 경험해보는 일이다. 특히 출산을 할 때 배우자는 많은 고통을 겪는다. 순산을 하기도 하지만 오랜 시간 진통을 느끼며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아기도 세상에 나오기 위해 힘든 싸움을 한다.

그럴 때 아빠가 분만실에 함께 들어가서 출산하는 과정에 참여한다고 하면 배우자는 정서적인 안정감을 찾을 수 있다. 아울러 출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줄일 수 있을 것이고 뱃속의 아기도 아빠의 출산참여에 대해 기뻐할 것이다. 또한 아빠 자신도 자신이 아기를 만날 것에 대한 준비를 하게 된다.
2)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
출산 과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의 아픔의 순간이다. 아기를 만나게 될 기대보다도 닥쳐오는 아픔이 배우자를 힘들게 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출산으로 인한 고통이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모든 신체적 고통 중에 상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고통 속에서 배우자는 힘들어 얼굴을 찡그리고 신음소리를 낼 수 있다. 그런 모습을 보는 남편의 마음도 편치 않을 것이다. 출산의 고통으로 인해 배우자가 힘들고 고통스러운 모습을 보인다고 해도 출산 시 여성의 모습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3) 안고 만져주자
신생아의 감각 중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많이 발달하는 것이 촉각이다. 이 세상에 태어난 아기를 안고 만져주는 경험은 아기에게도 아빠에게도 좋은 경험이다. 막 세상에 나온 아기를 조심스럽게 안아보자. 우렁차게 울며 세상에 나왔음을 알리는 아기를 안고 만지는 경험은 아빠와 아기의 애착을 강화시킨다. 또한 아빠 자신의 역할 적응을 더욱 쉽게 해준다. 그 동안 아빠가 될 준비를 해오고, 뱃속의 아기에게도 매일 말을 거는 등 유대를 가지려고 했지만 실제 만나는 것과는 다르다. 내 앞에 있는 아기를 책임지고 사랑해야 한다는 느낌이 들면서, 이제 비로소 아빠가 되었다는 생각을 갖게 될 것이다.
4) 배우자에 대한 정서적 지지를 이어가자
출산 전 불안해하고 두려워하는 배우자에게 정서적 지지를 주었다면 출산과정에서도 그리고 출산을 마친 상태에서도 정서적 지지를 이어가자. 대부분의 여성들은 출산에 대한 두려움뿐 아니라, 산후우울감을 경험한다고 한다. 산후우울감을 많이 경험하는 엄마는 영아기 자녀와 상호작용할 때 영아를 달래는 행동이 부족하고, 정서적으로 일치된 민감한 반응을 덜 보이고, 영아의 행동에 즉각적이거나 반응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영아에게 거칠고, 통제하는 접촉을 많이 한다고 한다.

최근에는 이러한 산후우울감이 심한 엄마의 자녀들은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출근하기 전이나 퇴근한 후 그리고 중간 중간 의도적인 전화통화 등으로 배우자의 산후우울감을 덜어주는 것이 이제 막 세상에 태어난 내 자녀에 대한 아빠의 의무일 것이다.
5) 산후우울감에 대한 이해와 적극적 지원
산후우울감은 위에서도 언급하였듯이 특정 정신적 취약함을 가진 여성에게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거의 모든 여성들이 첫 출산 후 느끼게 되는 경험이다. 그래서 해외에서는 이에 대한 예방프로그램이나 적극적인 지원 프로그램들이 시행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이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않고 ‘모성애’라는 틀 안에서 이를 참고 넘어가도록 권하는 분위기이다. 그러나 산후우울감은 주변의 지지가 있는 경우 보다 쉽게 보다 빨리 벗어날 수 있기에 아빠들의 이해와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
* 참고자료 : 통통 튀는 아버지들의 通하는 육아법 - 영유아기 자녀가 있는 아버지를 위한 양육 가이드북(여성가족부)